RM: 디날리 대포, 캔버스에 파스텔, 낸시 맥거넬, 6820년 2월

JUICE: .

JUICE: 그래서 기본적으로 대포가 있잖아, 그렇지? 여태껏 만들어진 대포 중에서 가장 센 대포임. 하는 일은 풋볼 공 쏘는 거 밖에 없고. 6000년대에 이걸 만들어서 디날리 산 정상에 세웠어, 그리고 그 때부터 쭉

NINE: 잠깐만, 디날리 산에 대한 기록이 하나도 없는데. 내 내장 스크래치 데이터에서는 맥킨리 산이라고 되어 있어.

JUICE: 그건 똥멍청이들이 님 데이터를 작성해서 그럼. 디날리 산이야. 단지 님이 대통령이라고 북미에서 가장 높은 곳을 님 이름 따서 짓지는 않아.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대통령들이 있었는 지나 알아

NINE: 그런 질문은 아직까지 생각해내지 못한 거 같은데

JUICE: 현직 대통령은 제 3831대 대통령이야. 그니까 미국인 85000명 중에 한 명은 어느 시점에선 대통령이었다는 거지. 그 비율로 따지면, 인디아나폴리스에서만 사는 전직 대통령이 한 15명 정도나 됨. 그니까 뭔 상관임 ㅇㅇ

JUICE: 어쨌든

JUICE: 이게 디날리 대포야. 아니면 500 대포라고도 불리지, 몇 천 년 동안이나 게임 500을 위해 쓰여 왔으니까. 조작자가 풋볼 공을 장전하고, 점수를 외친 다음에, 조준하고, 인접해있는 미국 땅 어딘가에다가 발사하는 거야. 그리고 누구든 공을 잡으면 점수를 얻는 거임.

JUICE: 잡아야만 하는 건 아냐, 그냥 처음으로 갖는 사람이 되면 됨. 만약에 해내면, 얼마나 높던 간에 그 점수를 얻어. 그리고 500점을 따게 되면, 알래스카로 날아가서 님이 다음 조작자가 되는 거임.


NINE: 어디에다가 쏘는지는 어떻게 정해?

JUICE: 때에 따라 다름. 가끔씩 조작자가 무슨 공학 천재 그딴 거여서 바람 패턴이나 뭐 그런 잡것들까지 다 다룰 수 있어, 그러면 최고로 잘 쏜 것들은 진심 알래스카의 산꼭대기에서 발사되어서 아칸소 한 가운데에 있는 애들 풀장에 떨어지고 그런 거지. 보통 그런 사람들이라면, 애초에 500점을 받으려고 엄청 과학적으로 접근하니까 그런 사람들이 조작자가 됨. 그니까, 공이 떨어지는 모든 장소들을 계속 따라다니는 거야. 전부 다 지도로 작성하고 규칙들을 찾아내려고 하지.

JUICE: 어쩌면 규칙들은 진짜 간단한 걸 수도 있어, 조작자가 그냥 캔자스 한가운데에 스마일이나 그리고 하는 식으로. 아님 훨씬 더 어려운 걸 수도 있음, 무슨 좌표들의 배열에서 피보나치수열을 해독하려고 하거나. 그런 것들 말야.

JUICE: 아니면 애초에 규칙이 없을 수도 있지. 언제나 그래. 어떤 멍청이가 그냥 밖에 존나게 돌아다니다가 하늘에서 공이 떨어지는걸 보는 거임. 심지어 경기를 뛰는 것도 아니고, 걍 운이 좋은 거지. 그래서 그냥 공을 갖고 경찰들을 부르는 거야, 경찰들은 리그 사무소에 연락하라고 하고, 빠 바 바 바 밤, 조작자가 되었습니다. 알래스카로 공짜 여행도 가고 무제한 식권도 받고, 그니까 미친.

JUICE: 그리고 만약에, 도착 장소들에 규칙이 없는 경우 있지. 그게 진자로 재밌는 경우들임. 진심 그런 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. 복 받으라고 해, 자기가 뭐를 하고 있는지조차 존나 모르니까. 그냥 계기판 앞에 앉아서 손잡이랑 버튼이랑 그런 거 가지고 지랄 좀 피우다가 꽈광하고 날아갈 때까지 그러는 거지. 공이 진짜 어디로 가는지는 신만이 알걸.


NINE: 진짜? 왜냐면 그런 지는 난 잘 모르겠는데

NINE: .

NINE: .

NINE: 허, 그거 알아?

JUICE: 뭐임

NINE: 몇 분 전만 해도 내 모든 우주가 핑핑 돌았어. 텐이 내게 말해준 것들 말야, 그것들을 그냥 이해할 수가 없었어. 그리고 여전히 못하겠고, 이게 내가 그걸 다 하는 데 도와줄 거 같지도 않아. 하지만 기분은 좋아졌어. 고마워.

JUICE: ㅋㅋㅋ 음 내게 묻는다면, 이런 경기들이 다 이러려고 있는 거임

JUICE: 알겠어? 왜냐면 내 말은 네가 뭔 말하는지 알겠다고, 그렇지? 나도 몇 천 년 동안 그걸 계속 생각해왔고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좆같으니까, 이제는 노는 게 존재의 목적이라는 개념 말이야. 그리고 난 그걸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어, 그래서 볼만한 경기를 찾는 거지.

JUICE: 그런 거야

JUICE: 노는 거의 목적은 노는 게 바로 목적이라는 거에서 너의 주위를 돌리는 거야.

NINE: 하.

JUICE: 아하하하 그래. 그건 그냥 버텨나가자

NINE: 그래, 나중에 어쩌면 생각해 보는 걸로.

JUICE: ㅇㅋ 그래서

NINE: 그래, 그래서. 나는 네 생각에 반대야. 이 게임은 공이 발사된 곳에 대해 무슨 방법이나 전략 같은 게 있으면 훨씬 더 재밌을 거 같아. 그게 아니면, 이건... 그러니까, 그냥 로또랑 다를 게 없는 거잖아, 안 그래?

JUICE: 엉. 2가지 대답이 있음

JUICE: 첫째는

JUICE: 로또 가지고 뭐라 하지 마 로또 쩐다고

JUICE: 둘째는

JUICE: 나한테 묻는다면, 지구에는 불확실함이 부족한 편이야. 내 말은 님이 영원히 살 거고 절대로 다른 세계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뭘 할 거임? 또 절대로 천국도 지옥도 보지 못하고 팔에 레이저 총 달린 사이보그나 그딴 것도 못 된다면? 이거야. 네 최종 완성 형태는 마당의 잔디나 깎는 거라고.

JUICE: 그래서 삶이 어쨌든 정의될 수 있도록 빠르게 다시 거기로 돌아가는 거지. 그동안 저기 널브러져 있는 모든 불확실함의 느슨한 변화들을 무시한 채로 말이야. 미국 대륙에 그 어떤 사람도 서본 적 없는 곳들이 있다는 거, 알아? 그거 알고 있었음?

NINE: 잠깐, 어디에?

JUICE: 야생에는 몇 백 개 정도 있음, 몬타나나 와이오밍 같은 데, 거기에선 50피트(약 15.24m) 지름 되는 동그라미 하나 그리고, “아무도 이 동그라미 안으로 걸은 적이 없음” 할 수 있지.


NINE: 그럴 리 없어. 크로스컨트리 풋볼 경기가 그렇게 많이 열리는데, 적어도 하나 쯤은 거길 통과하겠지.

JUICE:

NINE: 그럼 지구에 팔 백 만 명의 사람들이 있고, 말 그대로 아무도

JUICE: 잠만

JUICE: 몇 명이라고 했음

NINE: 팔백만?

JUICE: 백만

NINE: 백만.

JUICE: 십억.

NINE: 잠깐

NINE: 아냐, 텐이 백만이라고 했어.

JUICE: 와 세상에


NINE: 잠깐, 그럼 팔십 억 명이 있는 거야? 팔백 만이 아니라?

JUICE: ㅇㅇ. 십억 단위로 백만.

NINE: 잠깐. 백만이야 십억이야?

JUICE: 십억

NINE: 십억.

JUICE: 미치겠네. 큰 쪽. 더 큰 놈. 십억. 원래 있어야 하는 숫자.

NINE: 알겠어.

JUICE: 진짜

JUICE: 10은 자기가 엄청 똑똑한 줄 아나 본데 일어나선 오타 하나로 80억 인구를 다 죽여 버리네

JUICE: 나 완전 걔한테 엿이나 먹여야겠음

NINE: 음, 그건 좋은 소식이네.

JUICE: 그래

JUICE: 신이시여 제발 도와주세요

JUICE: ㅇㅋ ㅇㅋ

JUICE: 어쨌든 그래서.

JUICE: 미국에는 사람이 3억 명 정도 있음.

JUICE: 걔네들은 미국에서만 15000년 동안 부대끼고 살아왔고 아무도 이런 발 닿지 않은 곳들로 가는 걸 신경 쓰지 않았어. 그리고 달리 보면 그럴 이유가 어딨어, 거기엔 특별한 게 하나도 없잖아. 하지만 또 다른 쪽으로 보자면, 그러지 않을 이유는 또 어딨냐

NINE: 어마어마한데.

JUICE: 와 너는 이게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하는 거임? 음 내가 기본적으로 아무도 가지 않았던 곳들을 사람 많은 데에서 몇 곳 찾았지.

JUICE: 이거가 내 최애 중에 하나임. 시카고 교외에 이 회사 공원이 하나 있어.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뭔 이유인지 옆에 연못 하나 있는 그런 회사 공원들 중 하나야. 진짜 연못은 아님, 그냥 사람들이 구멍 좀 파고 물이랑 물고기로 채운 거지. 누가 알겠어, 아무도 존나 낚시하러 가지 않는데.

JUICE: 이런 연못들에는 이름이 절대로 없어. 아마 미국에 있는 여러 수역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이름이 없는 곳들일거야. 그만큼 덜 중요한 거지.

JUICE: 난 이런 연못들을 많이 봐. 날 매혹시키거든. 몇 년에 한 번씩, 무슨 과로한 직원이 물가로 걸어가서 그냥 잠시 몇 분 간 서 있는 걸 봐. 근데 그게 다임. 진짜 연못에 있는 것처럼 좋아하지는 않거든. 개에게 거울에 비춰진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거랑 비슷한 거임. 좆도 신경 안 써, 진짜가 아니란 걸 아니까.


JUICE: 근데 진짜 나한테 와닿는 게 뭔 줄 알아

JUICE: 야 내가 재미없게 하는 거면 미안, 그냥 계속 나 혼자서 계속해서

NINE: 나 지루하지 않아.

JUICE: 너 맘에 든다.

JUICE: 진짜 나한테 와 닿는 건 이 특정한 회사 공원의 뒤편에 있는 이 공간이야.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이 좁고 긴 잔디밭이지. 아무도 걸어본 적 없는 보도블록이 있어, 누군가 30에서 40년에 한 번씩만 쓰는 보도블록임.


JUICE: 이게 내가 부르는 “잊어버린 잔디밭”이야. 계절이 따듯해지면 누군가가 와서 잔디 깎기 기계 타고 풀들을 잘라. 이제는, 잊어버린 잔디밭들이 엄청 많아서, 몇 십 년마다 한번 씩 잔디 깎는 기계가 고장 나, 아니면 무슨 거대한 나뭇가지 하나가 있어서 기계에서 내린 다음에 수풀에 던져 넣어야 되는 거임.

JUICE: 여기는 말고. 이 잔디밭은 아님. 1999년에 이 잔디를 깔았어. 그 때부터 15777년이 지났고, 아무도 여기에 직접 발을 딛은 적이 없어.

NINE: 정말로 그런지는 알 수 없잖아.

JUICE: 알 수 있음. 자세한 지리학적 연구들을 많이 했지, 내가 깨어나기 전의 시간들까지도 말야.

JUICE: 이 잔디밭은 도로 바로 옆쪽에 있어. 지선도로에서 몇 피트 정도 떨어져있고, 도시 고속도로에서는 그보다 몇 피트 더 떨어져 있음. 그리고 바로 옆에는 이거, 저거, 아니면 다른 거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6층짜리 건물이 있고. 하지만 한 번도 누가 여기서 걸었던 적이 없어. 아무도.

JUICE: 이건 내가 500을 그렇게 사랑하는 이유 중에 하나기도 함. 500 공이 여기 이 잔디밭으로 떨어질 확률 한 번만 빠르게 계산해 줄 수 있을까.

NINE: 이 잔디밭은 0.0006 평방마일(약 1.55㎢) 정도 돼... 미국 본토는 대략 3100000 평방마일(약 8028963.142㎢) 정도 되고... 그럼 내 생각에 기본적인 확률은 52억 분의 1 정도인 거 같아.

JUICE: 그리고 500 공은 대포에서 대충 하루에 한 번씩 쏘지. 그래서

NINE: 그럼 공이 이 잔디밭에 맞는 건 140만 년에 한 번이네.

NINE: .

NINE: 사람들이 여기 이 잔디밭으로 와서 걷게 할만한 다른 이유들이 그보다는 분명히 좀 더 있을 거야.

JUICE: 음 님이 하나 정도 생각해낼 수 있음 알려줘. 개인적으론, 난 볼만큼 봤거든. 그니까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, “이번에는 타원형이 아니라 네모로 돌지 않을까” 생각하는 거 같은 거지. 에이.

JUICE: 누가 거기에서 돌아다닐 만한지 알 거 같아? 그냥 돌아다니려고?

JUICE: .

JUICE: .

JUICE: .

JUICE: .

JUICE: .

JUICE: .

NINE: 아이들.

JUICE: 아이들.